최민식의 새로운 얼굴과 신인 배우 김동휘의 발견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악마를 보았다 등 주로 무거운 역할로 등장했던 최민식이 온화한 얼굴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수학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천재 수학자 이학성 역으로, 현대 수학의 7대 난제로 꼽히는 '리만 가설'을 증명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학성은 학문의 자유를 꿈꾸며 아들과 함께 북한을 탈출하지만, 남한에 적응하지 못한 아들은 무리하게 북한으로 돌아가려 하다가 남한 군인에 의해 사살됩니다. 아들을 잃은 상처를 안고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살아갑니다. 영재들이 모인 사립고등학교의 경비원으로 은둔하며 살아가는 학성.
신인 배우 김동휘는 250:1이라는 엄청난 경쟁에서 살아남아,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한지우 역을 맡았습니다. 대선배 최민식이 오디션에 참석했지만, 위축되지 않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극 중 한지우는 사회배려자 전형으로 사립고등학교에 입학하였지만, 사교육으로 무장한 급우들에게 밀려 수학을 포기한 학생입니다. 지우는 전학을 권유하는 담임 선생님과 명문고에 입학한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홀어머니 사이에서 갈등을 겪습니다. 지우는 우연히 학성이 자신의 수학 숙제를 쉽게 푼 것을 알게 되고, 학성에게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토끼 굴에 들어가 신비로운 탐험을 하게 됩니다. 지우 또한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과학관에서 학성에게 신비로운 수학을 배우게 됩니다. 어둡고 음침한 과학관에 골동품 같은 조명들이 켜지자 따뜻하고 온화한 교실로 변합니다. 학성은 자신의 학생 지우보다 반짝이는 눈빛으로 문제를 냅니다. 지우는 정해진 수학 공식으로 마치 기계처럼 문제를 풀어나갑니다. 하지만 그 문제는 처음부터 틀린 문제였습니다. 학성은 지우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답을 찾는 과정이라는 것을 가르친 것입니다.
고액의 과외보다 가치 있는 학성의 가르침으로 승승장구하던 지우는 수학교사 김근호의 수학 문제를 지적하게 됩니다. 지우는 자연수 조건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복수 정답 처리가 가능하다고 의견을 냈지만 근호는 이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한편, 근호가 '오일러'라는 학원에 시험지를 유출한 것을 알게 된 지우의 친구 보람이 학교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근호는 자신의 죄를 은폐하기 위해 갑자기 성적이 오른 지우에게 누명을 씌우게 됩니다.
학성은 서점에서 우연히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탈북 경제학 교수 박필주와 마주칩니다. 필주는 학성에게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어릴 적 국제 수학 경시대회에 함께 참가했던 남한의 수학자 오정남이 TV 프로그램에 나와 리만가설의 증명이 임박했다며, 그 주인공이 학성이라고 소개합니다. 결국 신분이 노출될 위험에 처하게 된 학성은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시험지를 훔친 누명을 쓴 지우는 자신의 결백을 증언해 줄 유일한 사람 학성에게 찾아가지만, 갑자기 자신에게 냉정해진 학성에게 차마 부탁하지 못하고 떠나보냅니다.
지우가 학교를 떠나는 마지막 날, 보람은 학성에게 지우가 곤란에 처한 사실을 알리고, 지우를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학성은 강당에서 연설 중인 정남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자신이 학생들과 교직원들 앞에서 발언할 수 있도록 정중히 요청합니다. 학성은 지우가 자신에게 논문을 복사해 준 것이 시험지를 훔쳤다는 오해를 받게 했고, 학자의 양심과 명예를 걸고 지우의 결백을 주장합니다. 또한, 학성은 근호가 '오일러' 학원에 시험지를 유출한 것을 폭로합니다. 마침내 학성은 지우가 학교에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후 학성은 자신의 유일한 친구이자 정보부 요원 기철의 도움으로 독일 오버볼파흐 수학 연구소로 떠납니다. 떠나기 전, 학성은 리만가설 증명 초고를 지우에게 남깁니다. 지우는 연구소로 견학을 가게 되고 학성과 재회하면서 영화가 끝이 납니다.
흥미로운 시작, 만족스럽지 못한 결말
딱딱한 '수학'이라는 소재로 따뜻하고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가 탄생하였습니다. 자신의 수학이 고작 무기에 이용된다는 것에 환멸을 느껴 탈북한 수학자 학성이 고액의 과외를 받는 급우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수포자 지우에게 수학을 가르친다는 설정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극 중 중반에 원주율을 음표로 활용한 파이송은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전개가 다소 진부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덕분에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고, 다 함께 모여 가볍게 볼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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